2017년이라고 타이핑 하는것도 적응 못했는데 이제 2018년이 끝난다니. 올해의 10가지 꼭지만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가볍게 몸무게 재는 것처럼, 마일스톤식의 기록! (몸무게 재는 것은 가벼운게 아닌가)
1. 2018년 가장 잘 한 것: 복싱
복싱을 시작했다. 2월 말부터 했으니 이제 10개월째다. 정말 재미있어서 억울하기까지 하다. 고등학교때부터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갈 정도. 처음에는 쨉 쨉 원투 칠 때 몸이 팔랑팔랑 흔들렸는데 이제는 꽤 코어를 잡고 퍽/퍽/ 친다. 저번에는 관장님이랑 같이 연속동작 시범 보였는데 고딩즈가 “와아악!! 졸라 빠르다! 개 잘한다!!” 해서 흥분해서 무리하다가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했다. 꾸준히 해서 단증을 따고 싶다. 아직 스파링은 시도조차 못 했지만… 과연 누군가를 힘껏 때릴 수 있을까?
2. 가장 큰 변화: 이직
Illustration credit by YoungJin Lee
스마트스터디에서 ZEPL로 이직했다. 정말 큰 변화다. 사원 수는 전 회사의 1/10도 안 되는 작은 회사지만 여기는 기술 회사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만드는 서비스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데이터 분석 되는 구글 독스’다. 이것의 프런트엔드를 만들려면 상태관리를 오지게 해야한다. 처음에는 코드 보고 토했는데 이제 조금 적응해서 밥값하려는 중이다. 특이한 점은, 회사에서 내가 프런트엔드 엔지니어 외에 커뮤니티 매니징을 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든 커뮤니티가 Little Big Data랍니다. 커뮤니티 매니징이 내 몸값을 올려줄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회사가 싫어하는 내 투잡인줄만 알았는데… 정말 신기하다.
3. 간절히 공부한 것: 영어
ZEPL의 공용어는 영어다. 직원의 반이 외국인이다, 7개국 정도려나. 면접 볼때 가장 떨렸다. 나는 23살때 처음으로 여권을 발급받은 토종 한국인이다. 영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회화는 다른 일이니까. 그래도 어찌저찌 입사하고 매일 영어 읽고 쓰고 하니까 조금씩 늘더라. 처음엔 전화영어 3개월을 하다가 회사에서 대화하는 것과 크게 차이 없어서 끊었다. 아직 초딩 영어지만 외국 나가서 친구 사귈 수 있으면 장족의 발전을 한거지 뭐. 넷플릭스 영자막으로 보는건 기효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같이 영화 볼 때 한글 자막 틀면 싫어한다.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영어자막도 없애자고 한다. 너무한다. 스피킹과 발음에 도움이 많이 된 건 팟캐스트 ‘대박 영어회화표현 405’이다. 걸어다닐 때 들으며 섀도잉(그림자처럼 따라하기)하면 시간도 잘 가고 재밌다. 팝송 녹음하는것도 발음교정에 도움된다. 당장 가수 발음이랑 다르니 몇번이고 다시 녹음하게 된다.
4. 새로 생긴 취미: 음료 탐구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때 인상깊었던 말이 있다. > 바다를 탐험할 수 있다는 건, 지구의 반 이상을 더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가 넓어지는 것이다. 음료의 맛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이와 비슷하다. 작년의 나는 차를 아예 몰라, 종류가 다른 티 5잔을 줘도 “이건 좀 더 쓰네.. 이건 향기가 좋네..” 정도로만 구분했다. 요즘은 매일 차를 마시고, 음료 일기를 쓴다(https://www.instagram.com/keep.this.drinking.feeling/). 조금씩 구분되는 맛이 신기하고 즐겁다. 웹툰 ‘차차차’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차를 마시는 시간은 커피를 마시는 시간과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이 든다. 이 맛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며 혓바닥에 집중하면 현재를 살고,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의 혓바닥을 돌아보는건가.
5. 세계는 넓고 재밌구나
위에 적었듯이, 나는 23세에 처음 여권을 발급받았다. 그 전에는 뭔가 해외에 나가는건 나랑은 조금 거리가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 년도에 외국을 많이 갔다. 1. 세부: 스쿠버다이빙 (백수기간) 2. 샌프란시스코: Facebook F8, 해커톤 3. 도쿄: 후지락 페스티벌 4. 싱가포르: Facebook APAC Summit 5. 중국: China Korea Hackathon 6. 발리: 서핑 여행
한국과 다른 풍경을 보는것도 재밌었지만, 무엇보다 좋은건 다른 나라 친구를 사귀는 것이었다. 다른 문화의 다른 외모의 다른 성격의 사람과 위화감 없이 왈랄라 이야기를 나누는건 생각을 넓혀주는 것과 동시에 내 코어를 기른다. 복싱처럼 코어 기른다. 복싱 하고싶다. 이렇게 다양한 친구를 조건 없이 사귈 수 있게 해 준 건 Facebook Developer Circle 덕분이다. 참 고맙고 건강한 조직.
6. 이상한 깨달음: 업무 외 시간에 업무를 하지 말자
이건 10월쯤에 절절하게 느꼈던 것 같다. 업무 외 시간에 업무를 하지 말자. 회사에서 리모트 및 자율출퇴근을 하니 업무와 삶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면이 있었다. 매일 아침 스탠드업 회의(화상)로 일정공유를 하니 매일 매일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회사에 온지 이제 6개월정도 되어서 잘 하는걸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컸고. 침대에서도 일 하고 집 앞 카페에서, 친구와 함께 코딩하는게 참 자유롭고 행복하고 일하는 느낌이 안든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일주일을 새벽코딩했더라. 토요일에 잔업한건 한달이 되어가고. 돌아보니 생산적 개발은 업무시간에 80% 이상 몰려있고, 업무 외 시간에는 짜치는 일이나 버그를 잡고 있었다. 가시적인 ‘성과’가 아닌 일들. 그리고 내 성장곡선에 영향이 미미한 것들. 업무 외의 시간은 잔업보다는 나를 위해 쓰는게 나 뿐만 아니라 회사에게도 도움될 것이다. 바부!
7. 커뮤니티는 나의 Vocation
컨퍼런스 개최 5회 (LBD, Facebook Build Day, Planet Hackathon, 데이터야놀자, Study Circle)
세미나 발표 5회 (F8 extended, Grow with the community, 삼성 소프트웨어 페어, KOSSCON)
교육 기관 강의 2회 (한이음, 국민대학교)
오픈프론티어 발표하는 김에 올 해 커뮤니티 활동을 얼마나 했는지 세어봤는데, 월 1회 했더라. 정말 꾸준히 했다. 나는 참 커뮤니티 활동이 재밌다. 천직이란 생각이 든다.
8. 이걸 사서 삶의 질이 바뀌었습니다: 생리컵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반영구 컵. 생리컵은 혁명이다. 생리의 고통이 1/2로 줄었다. 어찌 보면 그 이하? 훨씬 산뜻해진다. 다만 처음에 갈땐 피의 지옥을 볼 것이야. 그래도 요령 생기면 2분내로 깔끔하게 슥삭이다. 내 골든컵(본인에게 맞는 컵)은 메루나컵 종 모양이다. 처음에 산 밸브형은 스치기만 해도 아팠다. 그래도 생리컵 포기하지 않고 다른 모양으로 직구를 했던게 신의 한수였다. 가히 올해의 Top 1 구매라고 할 수 있다. 제목에 드립치고 싶었는데 참았다.
9. 이것만은 안 할거야 했는데 한 것: 집필
나는 글 쓰는건 좋은데 글 쓰는건 싫어한다. 글 쓰기 자체는 좋은데, 누가 시켜서 마감일 내에 쓰는것이 싫다는 말이다. 그래서 기존의 집필 제안들은 모두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나는 계약서를 쓰고야 말았다. 이 주제, Git은 내가 어느 누구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구성도 아주 맘에 든다. 1부는 GUI로 감 잡기를 내가 집필하고, 2부는 CLI로 마스터하는걸 정교수님이 집필해주신다. 다만 내가 너무 느리게 써서 편집자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래도 비쥬얼적이게 제대로 이해 쏙쏙 되게 설명했다. Git책에 한 획을 긋고싶다.
10. 외모적 변화: 안녕 눈화장
출처: 이다 @2daplay
어제 호텔에서 사우나 끝나고 엄마가 말했다. 밖에 나가기 싫다고, 화장 안해서 쪽팔린다고. 화장을 해야지 밖을 나갈 수 있다는건 무엇을 시사하는걸까. 눈화장을 안 하기 시작했다. 복싱할 때 지우기 귀찮았던게 계기였다. 작년에는 아이라이너를 안 그렸을 때 ‘음 오늘은 눈화장을 안 했군… 부끄럽군’ 했던 것 같다. 파운데이션에 립스틱 바르는건 그리 귀찮지 않은 것 같은데, 이것도 벗어나면 더 편하려나. 남자가 립스틱 안 발랐다고 어디 아프냐고 묻진 않잖아.
2019년에는…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네. 역시 나는 글 쓰는걸 좋아한다. 근데 마감이 있는건 싫어!!! 집필 싫어!!!
내년에 하고 싶은 몇 가지 계획이 있다.
게임에 취미를 붙여보기 – 콘솔 게임: 젤다, 오버쿡드 등
책 읽기 – 리디북스 정기결제 해두고 돈만 술술
영어공부 개인프로젝트 앱을 만들어야지
사실 치열하게 살고싶은 마음은 좀 죽었다. 예전엔 더 이것저것 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더 다양한 즐거움을 변태처럼 즐겨보고 싶은 욕심은 크다. 더 많고 맛있는 술의 세계, 차의 세계, 게임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네.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손도손 복작복작.
‘코딩’이란 단어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19살. ‘멋진 것’을 만들겠다는 일념만으로 대학 말고 NEXT에 왔다. 개발과 디자인의 세계에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른 20살. 개자이너(개발자+디자이너)가 될거라고 큰소리를 쳐댔다. 그리고 지금 21살. 컴공 출신 오라버니들과 4개월간의 개발 프로젝트를 끝냈다. 1년 반 전까진 아예 백지상태였던 내가 실전 개발 프로젝트를 하며 몸으로 느낀 ‘지식 단계별 공유’에 대해 글을 써보겠다.
개인의 지식을 크게 3단계로 나누어 보면,
1단계는 ‘찌랭이’다. 찌랭이는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2단계는 ‘중수’다. 중수는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며, 이것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이 단계에서 가장 큰 성장이 일어난다.
3단계는 ‘짱’이다. 짱은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알고 있고, 그것을 더 발전시켜 새로운 길을 연다.
찌랭이와 찌랭이가 만나면 ‘삽질월드(a.k.a 헬게이트)’가 열린다. 그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삽질의 세계로 들어가며, 함께 ‘중수’를 향해 나아간다. 버그가 생겼을 시엔 둘다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사흘, 나을, 일주일동안 삽질을 하게 된다. 그래도 상대방도 함께 못하기에 위안이 된다. 버그를 결국 잡으면 짜릿한 성취감과 ‘중수’를 향한 원동력이 생긴다.
찌랭이가 중수를 만나면 전자의 의지에 따라 두 가지 케이스로 나뉜다. 노력하는 찌랭이일 경우엔 급격한 실력의 성장이 일어난다. 찌랭이는 중수의 실전 개발을 보며 전체적 흐름을 잡는다(이는 ‘짱’의 개발을 볼때보다 이해가 쉽다). 또한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중수가 쉬운 언어로 설명해준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찌랭이일 경우엔 급격한 자존감의 하락이 일어난다. 갑자기 어려운 지식들이 앞에 산처럼 쌓이니 코딩은 점점 더 어려워 보이고, 자신과 상대방을 비교하며 내 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수와의 만남은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가장 개발을 포기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중수와 중수가 만나면 둘의 힘을 합쳐 웬만한 프로젝트들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본인이 모르는 것을 인식하고, 상대방한테 질의응답하는 과정에서 원만히 성장한다. 스터디하기 딱 좋은 멤버구성이다.
중수와 짱이 만나면 짱이 얼마나 ‘짱’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찌랭이였을땐 몰랐던 신박한 짱의 기술들이 보이며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레 일어난다.
그럼 멋진 프로젝트는 어떤 조합에서 나올까? ‘잘 만든’프로젝트 말고 ‘멋진’프로젝트. 짱과 짱이 만났을때? 그렇지만은 아니란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멋진 프로젝트는 어느 조합에서든 나올 수 있다. Arbel이란 사람이 만든 ‘YO’란 어플은 단순하게도 상대방에게 ‘Yo’란 두 글자만 보낸다. 이 어플이 최근 백만불 펀딩을 받았다. 사람이 지식의 어느 단계에 있든, 그리고 어느 조합을 만나든 본인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배우며 만들면 무엇이 안되겠는가.
하지만 본인이 만들고 싶은 기능들을 전부 구현하기 위해선 높은 실력 겸비가 필수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개발에 찌질거리던 내 엉덩이를 뻥 차준 신의 한수였다. 어제 6시간가량 본 JAVA web 시험에서 서블릿 filter를 적용하고, JSTL로 디비 긁어와 동적인 화면을 Ajax로 보여주거나 api로 만드는 것은 프로젝트 이전의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우리 프로젝트의 조합은 찌랭이(나)와 중수 두명이었다. 처음엔 넘사벽으로 잘해보이는 두 명과 날 비교하며 자신감도 떨어지고 했는데, 다정히 또는 빡세게 굴려주는 팀원들 덕에 난 찌랭이 쩜오 버전으로 진화했다.
개발을 꿈꾸는 분들에게 찌랭-유경험자로서, 초반에 나오는 죽음의 J커브를 넘어야 한다 말하고 싶다. 처음에 “멋진 것을 만들고 싶어!”라며 시작한 개발은, 알아야 할 기본지식도 많고, 무엇보다 ‘개발자적 사고’를 하는 것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서버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고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고, 디버깅을 위해 영어로 구글링해서 띄엄띄엄 읽는것도 힘들었다. 이번학기에 배운 서블릿도, 저번학기에 한 자바스크립트도 왜그리 복잡해 보였는지… 그렇게 고생하며 J커브의 계곡을 넘어가니, 이제 대강 어떻게 공부 해야할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도 ‘본인이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찌랭이의 허세일수도 있지만, 개발을 계속 사랑하고 공부하면 언젠간 짱의 경지에 오를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찌랭이를 만나든, 중수를 만나든, 짱을 만나든 모든 사람에게 배우니 찌랭이는 얼마나 행복한 단계인가. 물론 이는 상위 단계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나에게도 찌랭이 시절이 있었던 것을 잊지 말고 링크드리스트처럼 연쇄적으로 도우면 아름다운 개발월드가 될것이다.
드디어 기능 하나를 구현했다. ‘본인 정보 수정 페이지’. 내가 한달동안 씨름한 기능이 이렇게 씸플 오브더 씸플하게 한문장으로 끝나다니. 내 험난했던(?) 여정을 적어보겠다(지금 같은 리커버 친구가 젤리를 줘서 그걸 먹는중이라 기분이 좋다).
처음에 태스크를 할당 받았을 땐 서블릿이 뭔지도 모르는 주제에 ’이거 뭐 3일이면 구현하겠군’ 생각했다. 서버와 클라이언트 통신은 내게 희뿌연 안개를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래도 ‘head first servlet&JSP’란 책으로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라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원래 책 한권 잡고 떼는 것을 좋아해서, 이것만 보면 감은 조금이라도 잡히겠지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책을 빌린 후 뭔가 책의 지식을 내 지식인양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 팀은 그 다음주까지 chapter 1~5(240페이지)를 읽어오기로 했다. 처음엔 굉장히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하거나 그냥 코드만 따라 쳤던 것들의 원리를 배우는 것이니 흥미진진하고 설렜다.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주옥같았고, 모두가 내 실제 개발에 도움이 되는 것이기에 상당히 가파르게 실력이 큰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자친구에게 나 이렇게 어려운거 공부한다고 허세도 떨었고, 개발자가 되어버린듯한 기분에 도취됬었다.
하지만 갈수록, 그 매 장마다 내가 새로 접하는 개념들이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지고, 모르는 개념들이 ”안녕? 방심하지 마^^”하며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에 지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스터디가 끝나고, 실제 개발에 들어갔다.
일단 한 스텝씩 구현을 해보려고, 사진 올리는 버튼을 누르고 그걸 서버에 보내고 디비에 저장하는 것을 제1 목표로 잡았다.
「같은 시간 속의 우리」 작품은 3분 25초정도 되는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실제 이 UCC를 만든 진유림 학생은 직접 작곡, 작사, 노래, 영상 제작을 하여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UCC는 찰흙 등 점성이 있는 소재로 인형을 만들어 촬영하는 형식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타 작품과 차별성을 지녔습니다.
이 UCC는 3년 동안 만난 장애인 남자친구에게 이야기를 하듯 진행됩니다. 진유림 학생이 「같은 시간 속의 우리」 작품의 줄거리를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한 소녀가 있습니다. 소녀의 오래된 친구는 장애인입니다. 밖에 나가면 그는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습니다. 호기심, 동정 등 여러 종류의 시선을 받는 장애인 친구는 의연하게 웃고 있지만 소녀는 슬픕니다. 그녀는 친구가 축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고, 더 나아가 요리에도 취미를 붙이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이것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합니다. 같은 공기를 마시며, 같은 시간 속을 달려가는 우리니까요.
장애인이 받을 어두운 시선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겪을 좋지 않은 경험들을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대상을 넓히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은 타 UCC와 비교했을 때 장애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폭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UCC의 주인공인 여학생은 다리가 불편한 자신의 남자친구를 위해 힘을 낼 수 있도록 메시지를 전하며 끝을 냅니다. 이 영상에 나오는 진유림 학생의 노래는 영상이 끝난 후에도 흥얼거릴 정도로 중독성이 있어 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꼭 들어보라고 추천해보고 싶습니다.
같은 시간 속의 우리 (가사)
1절 : 언제 이리 시간이 갔는지 우리가 만난 지도 삼년이 지났어. 그런데 여전히 들려와. 장애인. “장애인이랑 사귀는 거야?” 조금 다른 너의 다리. 나가면 쏟아지는 사람들의 시선. 뭘 그렇게 속삭이는지. 장애인. “어떻게 저러고 살지?”, “진짜 안 됐다.” 바닥에 떨어진 너의 미소. 나는 그걸 주워갖고 달려가. 의연하게 웃으며 날 바라보는 너. 너의 눈 속에 상처가 보여. 남들과 다른 몸일 수는 있어. 하지만 난 내 옆의 너가 정말 좋은걸.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잖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숨 쉬고 있어.
2절 : 축구를 참 잘했던 너. 지금은 하기 조금 힘들어졌어. 하지만 포기란 없지. 이런 네게 난 많이 배워. 장애가 불편한 점은 있지만, 네 삶이 그게 전부는 아니잖아. 요리에 취미를 붙인 네가 참 좋아. 모두 이런 널 알아줬음 해. 남들과 다른 몸일 수는 있어. 하지만 난 내 옆의 너가 정말 좋은걸.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잖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숨 쉬고 있어. 같은 시간 속을 달려가는 나와 같은 우리들을 위해. 서로를 지탱하고 있기에. 한 걸음을 뗄 수 있는 거야.